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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번길 상세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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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번길

오늘도 나는 살고 있는 동네의 9번길 부터 107번길 까지 매일 걷는다. 매일 걷는 길도 다르게 느껴진다. 뛰고 걸으면서 그저 평범하고 조용하며 지나치기 쉬운 순간들을 관찰한다. 그리고 찰나의 시선에 잠시 머물렀다가 집에 돌아오곤 한다. 언제 어떤 일이 벌어질지 모르는 상황 속에서 우리 주변의 허공들은 왠지 서글프게 아름다워 보인다. 허공의 시선에 매혹된다는 것은 어떤 것일까? 도무지 예측할 수 없는 순간들이기에 어떠한 끌림을 느낀다. 가만히 있거나 내 눈 앞에 보여도 지나치기 쉽다. 그리고 나만의 프레임 안에서 그 끌림을 붙잡아 두고 있다. 특정한 장소들과 풍경은 잔상을 남긴다. 그리고 시간이 지나 머릿속에 용해가 되고 여러 곳의 길을 걸으면서 파편화된 허공의 이미지를 만들어내는 일이 매일 기도하듯 하나의 의식처럼 되어버렸다. 평범하여 더욱 찬란한 이 길은 나에게 어떠한 살아있는 생명감 혹은 생경함을 주기 때문에 계속 작업을 이어나갈 수 있게 하는 원동력이 된다. (작가노트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