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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전경 (윤다혜_마로면사발) 상세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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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전경 (윤다혜_마로면사발)
전시전경 (윤다혜_마로면사발) 윤다혜 (Dahye Yoon)

<마로면 사발>은 가족들의 추억이 담겨있는 산을 기록한 작업이다. 유년 시절, 봄마다 가족들과 함께 마로면에 있는 산으로 봄나물을 뜯으러 다녔다. 그러나 산 앞쪽에 고속도로 공사가 시작되면서 산으로 들어가는 길이 막혔고, 더 이상 그곳을 찾을 수 없게 되었다. 마로면은 내가 처음으로 장소 상실을 경험한 장소이다.

장소의 용도는 시간이 지나며 변하고, 그 위에 남은 기억들 또한 덮여 쓰이게 된다. 나는 그 잊혀진 기억을 다시 꺼내 보고자 이 작업을 시작하였다. 먼저 산을 다시 찾아가 그곳의 흙을 가져와 점토에 섞어 사발을 만들었다. 그리고 산이 개발되기 전의 모습을 국토지리정보원에서 제공하는 수치 자료를 이용해 3D로 재현하고, 그 형상을 선(폴리곤 메쉬)으로 전환해 사발 표면에 새겨 넣었다.

수치 자료를 입체화하고 그 위에 질감을 입히는 과정은 3D 그래픽 제작 기법과 유사하다. 이 방식을 사용한 이유는 어린 시절의 희미한 기억을 보완하기 위해 구체적인 데이터가 필요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자료로 마주한 산의 모습은 내가 기억하는 것 과는 어딘가 달라 낯설게 느껴졌다. 그래서 수치 데이터를 기반으로 하되, 장소를 있는 그대로 재현하는 것이 아니라 나만의 방식으로 재해석해 산을 발의 형태로 표현하였다.

제작된 사발은 개발 시작 전의 산을 모습을 담은 항공 사진과 함께 전시하였다. 이러한 일련의 작업과정은 마로면에 대한 기억을 되살리는 과정임과 동시에, 지금은 사라진 장소를 재현한 기록물로의 의미를 가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