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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동 충북갤러리2025 충북갤러리 기획자 공모전 <느슨한 유역>Exhibition Details
- 전시일정 Oct 16 - Nov 3, 2025
- 참여작가
- 전시소개
About
느슨한 연대의 유역
글/ 쉐마미술관 부관장 한영애
이 전시는 중앙 집중화로 인한 지역 미술계의 소외 문제를 인식하고, 충북 청주를 기반으로 활동하는 작가들의 느슨한 연대를 통해 대안을 제시하여 지역성과 예술적 다양성의 균형을 모색하고, 현대 미술의 새로운 가능성을 탐색하고자 기획되었다.
한국 미술은 중앙 중심의 대학과 단체를 통해 발전해 왔으며, 그 흐름은 지역으로 확산했다. 청주의 미술 활동은 오페라다방, 청탑화랑 등을 시작으로 다양한 단체를 통해 이어졌다.
모더니즘과 포스트모더니즘 그리고 현재에 이르기까지 시대와 철학, 사상과 담론의 변화와 발전으로 지속적으로 변화해온 현재에 이르러서는 그러한 단체나 협회의 존재가 사실상 유명무실한 것이 사실이나 최근 중앙으로의 집중 현상은 자원고갈과 인재 고갈, 문화고갈 등의 상황을 야기하며 지역 특색과 균형발전의 의미를 퇴색시키고 있다. 이러한 문제의식 속에서 이번 전시는 ‘느슨한 연대’라는 개념 아래 작가 간 연대와 교류 그리고 확장의 가능성을 실험하려 한다.
예술의 고고한 흐름은 어디에서나 흐르고 있다. 그것은 암반에 송송이 맺히고, 뭉쳐 흐름을 이루고 굵은 물줄기는 역사에 자욱을 남기며 고고히 흘러 대양으로 합류한다.
‘느슨한 유역’ 기획은 강의 유역처럼 느슨하게 모여 공존하는 충북의 예술적 연대를 충북 청주를 기반으로 활동하는 중견 및 청년 작가 6인을 사윤택×임윤묵, 최민건×오승언, 김윤섭×한이경, 세 쌍으로 매칭해 작업의 개념, 매체, 형식에서의 교차점을 보여주며 지역 미술의 미래를 조망하려 한다.
이번 전시에서 현재 충북의 문제의식을 기반으로 지금의 양극화되고 충북의 흐름을 고양하기 위해 2025년 10월 16일 아티스트 토크 및 워크숍을 준비하고 있다. 이 자리에는 이윤희 평론가(전 청주시립미술관 학예팀장)가 참여하여 세 쌍의 매칭 작가들을 통해 발견된 지역성과 동시대성의 교차점, 연대 가능성, 그리고 각자의 작업 세계를 공유한다. 이를 통해 충북 예술의 정체성과 미래 가능성을 함께 사유하며, 지역 미술의 새로운 방향을 모색하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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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의 고고한 흐름은 어디에서나 흐르고 있다. 그것은 암반에 송송이 맺히고, 뭉쳐 흐름을 이루고 굵은 물줄기는 역사에 자욱을 남기며 고고히 흘러 대양으로 합류한다. ‘느슨한 유역’ 기획은 강의 유역처럼 느슨하게 모여 공존하는 충북의 예술적 연대를 살펴보고자 한다. 한국 미술의 계보는 중앙으로부터 시작된 대학의 역사에서 시작된다고 할 수 있다. 일제 강점기를 지내온 이중섭, 장욱진과 같은 지식인들이 일본으로의 유학을 통해 서구 미술에 대해 개안을 하고 그것을 한국적으로 개화했다면 이후의 전환적 세대는 역시 한국 미대의 설립 이후로 나뉜다. 중앙으로부터 갈라진 계보는 각 지방으로도 유입되었으며, 이것은 모더니즘을 받아들이며 학문적, 철학적, 형식적 도약을 했다고 할 수 있다. 이때 여러 미술 단체가 모더니즘의 선언문 형식의 태도를 가지고 각자의 활동에 특화하여 생겨났으며 전국은 이러한 미술 단체를 주축으로 문화를 발전해 왔다. 청주의 미술 활동은 최초의 화랑이라 불리는 오페라다방, 청탑화랑의 살롱 중심으로 발전하다가 충북미술청년작가회, 내륙창작미술협회 등으로 계보를 이어오고 있다. 모더니즘과 포스트모더니즘 그리고 현재에 이르기까지 시대와 철학, 사상과 담론의 변화와 발전으로 지속적으로 변화해온 현재에 이르러서는 그러한 단체나 협회의 존재가 사실상 유명무실한 것이 사실이나 최근 중앙으로의 집중 현상은 자원고갈과 인재고갈, 문화고갈 등의 상황을 야기하며 지역특색과 균형발전의 의미를 퇴색시키고 있다. 위와 같은 문제의식을 기반으로 지금의 양극화를 보완시킬 방법으로서의 느슨한 미술 단체의 분위기 고양을 목표로 이번 전시를 기획하게 되었다. 이번 전시에서는 현재 충북 청주를 기반으로 활동하고 있는 사윤택, 최민건, 김윤섭, 오승언, 임윤묵, 한이경을 매칭해 전시하려 한다. 현재의 미술씬은 격렬한 포스트모더니즘 논쟁을 통과하며 협회나 단체 중심의 활동보다는 개인적이고 파편적으로 이루어진다. 그러나 이러한 개인주의적 성향과 파편화는 중앙으로의 집중현상을 더욱 가속하며 양극화 양상을 보인다. 충북 지역 곳곳에서 2000년대 초반 중앙에서 언급되었던 “느슨한 연대”의 양상인 장르 간 경계 해체, 정서적 연대를 보이고 있으며 하나의 세력이기보다는 자연스러운 흐름로서의 선후배 양상을 보이고 있다. 충북 청주에서 작업하고 있는 최민건은 청년 작가인 오승언과 기하학적 구상의 측면에서 연관성을 보인다. 서정성과 타자성을 공간과 평면이라는 형식으로 풀어내는 두 작가의 매칭은 선, 후배 작가의 뚜렷한 연결지점이라기보다는 희미하지만, 다른 가능성을 품은 형태로 보여진다. 마찬가지로 사윤택과 임윤묵은 사유와 풍경을 다루는 측면으로서의 구상회화를 추구한다는 연결 지점을 확인해볼 수 있다. 김윤섭과 한이경은 언어와 조형 언어 매체의 전환에서 이루어지는 물질적 사건을 다룬다는 면에서 비슷한 연구 양태를 보인다. 이러한 느슨하고 희미한 연결은 작가들의 문제의식이 뚜렷한 연고 없이도 비슷하게 흐르고 발전해 가는 측면을 확인할 수 있다.
최민건은 타자성을 주제로 반려견의 시점과 공간분할에서 형식성을 연구해왔다. 그것은 타자의 시선으로부터 시작하여 공간의 형식에서 초현실로 넘어가는 발전단계를 경험해왔다. 평면 회화안에서의 공간분할에 관한 연구는 시각, 인지적 측면의 차가운 추상에서 발전하여 지금의 작품에 이르게 되었다. 마찬가지로 오승언 작가의 구상 작품은 타자적 시각으로서의 구상 회화의 양태를 띄고 있으며 평면회화 안에서 공간구성의 극단적 구성을 통해 서정적 감성을 극대화한다. 사윤택은 사건과 운동이라는 시간성에 주목해왔으며 기민한 철학적 지식을 바탕으로 구상 회화 안에서 실험을 지속해왔다. 여러 형식적 변화가 있었으나 그의 주된 양상은 박학한 그의 철학적 사상에 깃들어 그것과 화합하는 자신에게 도출되는 사건을 관찰하는 형태를 하고 있다. 임윤묵은 다분히 감성적이며 문학적 습성을 띠고 그것을 화면으로 담는다. 그는 읽고 있는 책과 여행에서 본 것 같은 화면을 연결하여 그의 일상에서 벌어지는 사건과 보여지는 이미지의 화합자로 그것을 풀어낸다.
김윤섭은 다방면으로 매체적 실험을 지속해왔으며 2010년경에는 언어와 물질과의 관계를 시와 오브제로 표현하는 설치작품을 제작했다. 현재는 언어와 시, 문학과 이미지를 연결 짓는 사이에서 실존의 이미지를 찾는 작품을 하고 있다. 한이경은 언어와 물질 사이의 전환과정에서 발생하는 여러 번안의 사건을 작품으로 만들어낸다. 매체의 전환을 의도하여 그것에 따르는 우연과 개입을 조율하는 작업을 하고 있다. 이것은 어쩌면 예술이라는 이름의 지역적 물줄기이며 충북 현대미술의 현재와 미래를 내다볼 수 있는 기회이지 않을까 생각한다. ■ 한영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