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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한의 해체 - 하우스도르프 5차원 상세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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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동 충북갤러리무한의 해체 - 하우스도르프 5차원
Artist' note

지난해 늦봄 어느 날, 깊은 산 마을에서 별을 보았다. 총총 떠 있는 별들. 찌를 듯 높은 산 위로 일찍 해가 넘어가자 하나, 둘, 셋 별이 떠올랐다. 작은 초승달도 떠올랐다. 희미했던 하늘이 어두워지고 반짝, 반짝, 반짝이는 별의 하늘이 되었다. 깊은 산속의 하늘은 별로 수놓은 한 폭의 그림이고 시였다. 그림 속에 시가 있고, 시 속에 그림이 있는 그런 신비한 정경은 황홀했다. 그때 이런 생각이 들었다. 별과 별, 별과 달, 별과 밤하늘, 달과 밤하늘은 나와 무슨 관계일까?

총총한 별들은 인드라의 그물(Indra’s net)처럼 보였다. 우주의 모든 존재는 그물로 얽혀 있다고 한다. 인드라의 그물에 박힌 진주는 모든 것은 하나이고, 하나는 모든 것임을 상징한다. 나는 문득 하늘의 캔버스에 담긴 그림을 화실의 캔버스로 옮겨야 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별이 총총한 하늘의 그림은 자연스럽지만, 가만히 보면 아주 정교하다. 점, 선, 면의 기하학적 조형들이 아름답게 펼쳐져 있다. 그날 밤, 나는 하늘에서 내가 그리고 있는 추상기하의 무한을 발견했다.

은하계에만 4,000억 개의 별들이 있다고 한다. 은하계 넘어 무한한 우주에는 무한한 별들이 있다. 인간은 유한한 존재이기 때문에 무한을 보지 못한다. 그래서 밤하늘 별을 보고 이런 생각이 들었다. ‘캔버스에 무한 이전의, 무한으로 가는, 극한을 그려야 하겠다.’ 이번 전시의 주제는 <무한의 해체>다. 인간은 무한에 도달할 수 없다. 인간이 도달하는 곳은 극한이다. 따라서 무한을 표현하는 방법은 극한 상태의 하나를 그리는 것이다. 그래서 보이지 않는 우주의 관계를 표현하고 싶다. 이렇게 나의 전시 기획이 시작되었다.★

Painter’s Note

Late last spring, I saw stars in a village deep in the Pamirs of Tajikistan. The stars were all over the sky. As the sun set over the high mountains, one, two, three stars rose. A small crescent moon also rose. The dim sky darkened and became a sky of twinkling, twinkling, twinkling stars. The sky deep in the mountains was a painting and a poem embroidered with stars. It was a mystical scene where there was poetry in the painting and a painting in the poem. At that time, this thought occurred to me. What does the star and the star, the star and the moon, the star and the night sky have to do with me?
The stars all over the sky looked like Indra’s net. It is said that all beings in the universe are entangled in a net. The pearls embedded in Indra’s net symbolize that everything is one, and one is everything. Suddenly, I thought that I should transfer the painting in the canvas of the sky to the canvas of my studio. The picture of the starry sky is natural, but if you look closely, it is very elaborate artistic work. The geometric shapes of points, lines, and planes are beautifully spread out. That night, I discovered the infinity of the abstract geometry that I was drawing in the sky.
They say there are 400 billion stars in the Milky Way alone. Beyond the Milky Way, there are infinite stars in the infinite universe. Humans are finite beings, so they cannot see infinity. So when I looked at the stars in the night sky, I thought, ‘I have to draw the limit before infinity, going to infinity, on canvas.’ The theme of this exhibition is . Humans cannot reach infinity. The place where humans reach is the limit. Therefore, the way to express infinity is to draw one of the extreme states. So I want to express the invisible relationship of the universe. This is how my new exhibition planning began.★

画家的笔记


去年春末,我在塔吉克斯坦帕米尔高原深处的一个山村里看到了星星。星星四处飘浮。当太阳早早地从高耸的山脉上落下时,一颗、两颗、三颗星星出现了。一轮小月牙也出现了。原本昏暗的天空变得暗了下来,变成了星星点点的天空。山深处的天空,是一幅星辰绣成的画和诗。画中诗、诗中画的神秘景象令人心旷神怡。当时我就产生了这个念头。星星和星星、星星和月亮、星星和夜空、月亮和夜空和我有什么关系?
明亮的星星看起来就像因陀罗的网。据说宇宙中的一切众生都被一张网所缠绕。镶嵌在因陀罗网中的珍珠象征着一切都是一,一就是一切。我突然想到,应该把天空的画布上的画面转移到画室的画布上。星空的画面看上去很自然,但仔细一看,却是十分精致。点、线、面的几何形状被精美地展现出来。那天晚上,我发现我在天空中画出了无限的抽象几何图形。
据说,仅银河系就有4000亿颗恒星。银河系之外的无限宇宙中,有着无数的星星。因为人是有限的存在,所以他们看不到无限。于是,当我看着夜空中的星星时,我就产生了这样的想法。 “我必须在画布上画出无限之前的极限,走向无限。”本次展览的主题是《无限的解构》。人无法达到无限。人能到达的地方是极端的。因此,表达无穷的方法就是画出它的一种极端状态。所以我想表达宇宙中看不见的关系。我的展览策划就这样开始了。★

Exhibitions
Review

무한의 해체 - 하우스도르프 5차원

김 환(평론가)

화려한 색채의 향연, <무한의 프랙털 자기유사 2>를 응시하고 있으면, 영원히 지속하는 무한루프가 떠오른다. 화가 김영선은 유사한 색채와 유사한 형상으로 무엇을 표현하고자 했을까? 100호 대작 <무한의 프랙털 자기유사 2>는 이번 전시의 표제작이면서 키워드다. 먼셀 색상표의 빨강, 노랑, 주황 등 동색 계열의 밝은 명도로 채색된 작품을 응시하는 순간, 강렬한 환영에 빠진다. 그 환영은 현란하지만, 질서 있게 무한루프로 끌려 들어갈 때 최고조에 도달한다. 하지만 이 작품은 큐비즘(Cubism)도 아니고 옵틱 일루전(Optic illusion)도 아니다. 화려한 이 작품은 공간-존재의 무한을 담은 추상표현주의 작품이다. 김영선은 평면사각의 캔버스를 하나의 존재(Sein)로 설정했다. 그러면 화가-존재와 공간-존재가 대화하고 길항하면서 화면(畫面)에 이야기를 전개한다. 이런 회화적 기획은 화가와 화면의 상호주체성으로 실현된다.
이런 존재론적 프랙털 형상은 40여 작품의 소주제인 <무한의 프랙털 자기유사>, <유한의 프랙털 자기유사>, <무한의 프랙털 곡선>, <유한의 프랙털 곡선> 모두를 관류하는 핵심 주제다. 무정한 캔버스를 분할하고 그 기하적 구도에 존재 의미를 부여하면, 존재는 스스로 존재한다. 그리고 존재가 존재를 낳는다. 이때 캔버스는 존재들의 현란한 영토로 바뀐다. 그 순간 화가는 존재들의 영토에서 존재들과 대화하고 축제하는 캔버스 내의 존재가 된다. 이 절대공간에서는 다빈치(L. da Vinci)나 브루넬레스키(F. Brunelleschi)의 원근법이 작동하지 않는다. 시점도 없어지고 초점도 없어진다. 왜냐하면 유정한 존재인 화가가 무정한 존재인 캔버스 안으로 들어갔기 때문이다. 그리고 캔버스, 공간, 화가, 도형, 색채는 조화를 이루면서 프랙털의 무한 전개를 시작한다. 이것이 바로 이번 전시의 주제, ‘무한시점과 무한초점의 회화적 해체’다.
김영선은 지난 4년간 여섯 번의 개인전에서 무한시점, 유한시점, 무한초점, 유한초점, 존재와 존재의 관계, 추상표현주의, 무원근의 투시법, 자기 참조, 자기 유사성, 서정 기하 등 기하학적 실험을 계속했다. 동시에 동양화와 서양화를 융합하여 기하 추상표현주의의 조형 이미지를 보여주었다. 그리고 유정 존재 인간의 서정성을 꽃과 초목으로 담아냈다. 동양화와 서양화를 융합하는 것도 쉽지 않지만, 더 어려운 것은 21세기 현대회화의 흐름을 기하학과 물리학의 관점에서 해석하고 표현하는 것이다. 화가 김영선이 의식하는 것은 인공지능(AI)의 정교한 계산과 정교한 표현이다. 인공지능 프로그램에 프랙털 방정식을 입력하면, 아주 정교한 기하학적 추상회화를 얻을 수 있다. 김영선은 그런 디지털 회화를 부정하지는 않지만, 유정 존재 인간에게는 인간 고유의 이미지, 색채, 정감, 사유, 표현이 있다고 믿는다.
김영선은 하우스도르프 차원(Hausdorff dimension)을 적용하여 0, 1, 2, 3, 4차원의 경계를 넘는 5차원을 지향한다. 이것은 평면 회화의 영원한 과제인데 이번 전시를 통해서 그 과제를 극한(limit)까지 밀고 나갔다. 여기서 극한은 무한에 도달할 수 없는 유한 존재 인간의 한계를 말한다. 그래서 원자 도형에 해당하는 베이스 케이스(base case)를 만든 다음, 그 기하 추상이 프랙털 원리에 따라 전개하도록 했다. 그러면 자기가 자기를 참조하고 자기가 자기를 분할하면서 무한의 시간 속에서 무한의 공간을 향해 나간다. 그런데 유한 존재 인간에게 무한한 자기 참조는 불가능하다. 유한 존재 인간의 한계인 프랙털 극한에서 화가가 마지막에 만나는 것은 분할이 아닌 연속체다. 칸토어와 힐베르트가 꿈꾸었던 무한 연속체(Infinite Continuum)는 분리되지 않는 총체성이다. 무한 연속체를 향한 김영선의 회화적 기획은 다음 두 가지다.

Ⓐ공간의 무한 분할: 무원근과 무초점으로 기하학적 평면을 극한 분할.
Ⓑ존재의 무한 분할: 자기 참조의 프랙털로 존재와 존재자의 존재론적 극한 분할.

화가가 기하학적 형상의 분할을 통해서 추구하는 것은 존재들의 관계다. 이번 전시는 유한한 존재, 유한한 작품, 유한한 공간에서 총체적 존재, 총체적 작품, 총체적 공간을 보여주는 것이다. 그 방법은 프랙털의 자기 분할이 유한시간을 지나서 무한시간으로 갈 때, 모든 존재, 모든 공간, 모든 형상을 하나의 연속체로 만드는 것이다. 여기에는 존재의 단절이 없고 모든 존재는 연결되어 있다. 이런 회화적 기획에서 중요한 것은 (연속체를 표현하려면) 화가는 어떤 미적 거리(esthetic distance)와 미적 시점을 가져야 하는가이다. 이에 대해서 화가는 이렇게 은유적으로 답한다. ‘캔버스와 화선지에 담긴 꽃, 줄기, 바람, 빛, 하늘, 별, 색채가 미적 거리와 미적 초점을 결정한다.’★ -